마음에 쏙 드는 집을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계약'이라는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마지막 관문이 남았습니다. 수억 원의 돈이 오가는 부동산 계약에서 서류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는 것은, 비밀번호 없는 금고에 전 재산을 넣어두는 것과 같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딱 3가지 핵심 서류만 제대로 볼 줄 알아도 99%의 사기 위험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당신의 전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필수 서류 3가지와 확인법을 알려드립니다.
계약 전 집의 '신분증'과 '건강검진표' 확인하기
공인중개사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만 믿으면 안 됩니다. 계약금을 보내기 전, 아래 서류들을 반드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1. 등기부등본 - 집의 '신분증' (가장 중요!)
이 집의 법적인 소유주가 누구이며, 빚은 얼마나 있는지를 알려주는 공식적인 신분증입니다. (발급: 인터넷등기소)
- [갑구] 소유권 확인: 현재 소유자로 등록된 사람과 계약하려는 사람(매도인/임대인)의 인적사항이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가압류, 경매 등 위험 신호도 여기서 확인)
- [을구] 채무 확인: 집에 담보 잡힌 빚(근저당권 등)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합니다. 근저당권 금액이 집값의 70~80%를 넘어가면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2. 건축물대장 - 집의 '건강검진표'
이 건물이 합법적으로 지어졌는지, 불법 구조 변경은 없는지를 알려주는 서류입니다. (발급: 정부24)
- 실제 주소 및 면적 확인: 계약서에 적힌 주소, 면적과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 '위반건축물' 표시 여부 확인: 가장 중요! 만약 '위반건축물'로 등재되어 있다면, 나중에 원상복구 명령이나 이행강제금을 내가 떠안게 될 수 있으므로 계약을 재고해야 합니다.
3. 토지이용계획확인서 - 집의 '미래가치'
아파트보다는 빌라, 단독주택 거래 시 더 중요하지만, 재개발/재건축 등 미래 가치를 예측해볼 수 있는 서류입니다. (열람: 토지이음)
STEP 2. 계약 시: 계약서 문구 하나하나 꼼꼼하게
서류가 깨끗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이제 계약서를 작성할 차례입니다.
- 계약 당사자 직접 확인: 반드시 등기부등본 상의 소유주 본인과 직접 계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신분증으로 얼굴과 인적사항을 다시 한번 대조하세요. 대리인과 계약 시에는 소유주의 인감도장이 찍힌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계약서 주요 내용 확인: 부동산의 주소, 면적 등이 공부 서류와 일치하는지, 매매대금 총액과 지급일정이 명확히 기재되었는지 확인합니다.
- 특약사항 적극 활용: 구두로 합의한 내용은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현 시설물 상태에서의 계약임", "모든 수리 비용은 매수인이 부담함" 등 특별한 합의 내용은 반드시 '특약사항'에 글로 남겨야 합니다.
잔금 및 등기 - '법무사'를 통해 안전하게 마무리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는 마지막 단계는 가급적 법무사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법무사는 잔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을 안전하게 대행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셀프 등기도 가능하지만, 큰돈이 오가는 거래인 만큼 전문가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는 것이 힘, 확인하는 것이 안전이다
부동산 계약은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핵심은 '공부(公簿) 서류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특히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이라는 두 개의 기둥만 튼튼하게 확인해도 대부분의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의 말만 믿지 말고, 내 돈과 내 집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꼼꼼하게 서류를 확인하는 것, 그것이 성공적인 부동산 거래의 마지막 퍼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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