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4배 확대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이 크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미국 내 전력 정책 변화가 아닌,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기술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전환입니다. 특히 한국의 원전 산업은 이 변화 속에서 큰 기회를 맞이할 수 있는 동시에, 다층적인 도전 과제와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원자력 정책, 무엇이 다른가?

 

1. ‘4배 확대’ 선언의 상징적·실질적 의미

미국은 현재 약 100기가와트(GW) 규모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더불어 2030년까지 10기의 대형 원자로 착공, 18개월 이내 인허가 절차 완료, SMR(Small Modular Reactor) 기술 강화, 우라늄 자원 채굴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에너지 안보 확보, 탄소중립 대응, 산업기반 강화라는 복합적인 목적을 반영한 것입니다.

 

2. 미국 내 건설 역량의 공백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며 기술 인력과 시공 인프라가 급격히 축소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대규모 원전 확대를 실현하려면 해외 기술 및 시공 파트너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합니다. 이는 국제 원전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원전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

 

1. 기술력과 실적, 세계 최고 수준

한국은 독자 개발한 APR1400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를 통해 정시 준공, 비용 관리, 안전성 확보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였습니다. 이러한 기술력은 트럼프 정책으로 인해 수요가 증가할 미국 내 원전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2. SMR 경쟁에서도 기회는 있다

미국이 SMR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면서 한국 역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한수원 등 주요 기업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지만, 시장 선점과 기술 상용화를 위한 속도, 국제 인증 확보가 관건입니다. SMR 분야는 기술력뿐 아니라 정책·외교적 연계가 성공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기회인가, 위험인가?

 

1. 기회 요인

  • 수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인프라 투자 시장 개방
  • 미국 기업과의 합작, EPC(설계·조달·시공) 파트너십 확대 가능
  • 한국 원전 기술의 검증된 성과와 신뢰도 확보

 

2. 위협 요인

  • 정권 교체 시 트럼프 정책의 지속 가능성 불확실
  • ‘Buy American’ 조항으로 인해 외국 기업 배제 가능성
  • 미국 NRC 인증 등 진입 장벽이 높고 까다로움

 

3. 한국 산업 생태계의 준비 부족

한국 원전 기업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미국 시장 전용 조직, 제도, 금융 시스템은 아직 미비한 상황입니다. 특히 중소 협력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정부 주도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며, 이는 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한국의 대응 전략

 

  • 미국 인증 및 외교적 지원 강화

    정부 차원의 산업부 및 외교부 협업을 통해 미국 NRC 기준을 조기에 획득하고, 현지 기술 표준에 맞춘 전략적 외교 노력이 필요합니다.
  • SMR 공동개발 및 기술 동맹 체결

    GE Hitachi, NuScale, TerraPower 등과 기술 동맹을 맺고 공동개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시장 신뢰를 선점해야 합니다.
  • 공급망 현지화 및 로컬 파트너십 전략

    미국 내 부품 조달, 모듈 생산, 인력 양성 등 현지화 기반 전략이 병행되어야 실질적 수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트럼프의 ‘원전 용량 4배 확대’ 행정명령은 한국 원전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정치적 유연성, 제도적 전략, 외교적 협력이 함께 따라야 합니다.

 

이제는 ‘기술 강국’에서 ‘시장 주도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단기적 기대에 그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시점입니다. 한국이 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